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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가 스타트업에서 성장하는 방법

January 29, 2021

STARTUPGROWTHJUNIOR

이 글에서 주니어란 신입, 엔트리 1-2년 차 등 포괄적으로 이제 막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로 정의한다.

신입이 회사에서 성장하는 방법, 좀 더 구체적으론 스타트업 회사에서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1. 모르면 질문하기
  2. 일은 스스로 찾아서 하기
  3. 일이 끝나면 돌아보기
  4. 많이 읽고, 많이 쓰기
  5. 워라벨 따위 집어치우기

1. 모르면 질문하기

주니어는 모른다. 모를 수 있다. 그게 창피한 일이 아닌데, 창피해서 문제가 생긴다. 왠지 물어보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인 것 같다. 알아서 해야할 것만 같고, 사수를 귀찮게 하는 것 같아 물어보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산출물은 나오지 않거나 엉뚱한 결과물을 가지고 오게 된다.

대부분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잘 못 이해했거나, 아니면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알지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어떻게 해야할까? 주니어가 고객의 요구사항을 상상하고, 되씹어보고, 재해석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설명을 요청해야 한다. 귀찮아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찮아한다면, 이후 요구사항과 맞지 않는 결과물을 가지고 오거나, 못 가져오는 것보다 백배 낫다. 그것을 고객도 알고 있다. 가장 최악은, 고객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실망을 넘어서 부정적인 방향으로 사수를, 회사를, 고객을 놀래키는 경우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수도 있다. 중간에 문제가 발견되면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질문과 중간 확인 없이 직진해서 도착 후 틀려버리면, 주니어 뿐 아니라 모두가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무엇을 몰라 질문조차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 일을 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게 맞다. 그럴 땐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면 회사나 사수는 일을 도와주거나 아니면 바꿔주게 된다. 여기서 기업이 현명하지 못하면, 계속 같은 종류의 다른 일을 시켜가며 계속 실패하게 만들 수 있다. 주니어에게도, 기업에게도 좋지 않다. 또, 도와줄 때, 기업이, 혹은 사수가 현명하지 못한 경우, 도와준다는 목적으로 주니어 없이 스스로 다 해 버린다. 그러면, 주니어는 똑같은 문제에서 똑같이 또 못하게 된다.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질문도 기술이 필요한데, 주니어에게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구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니어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어제보다 오늘 0.1% 나은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결과가 그렇지 않더라도 의식해야 한다. 어제의 질문이 형편없었는데, 갑자기 오늘 질문을 압도적으로 잘 하라는 말이 아니다. 불가능하다. 어제보다 아주 조금 나으면 된다. 그래서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을 상대방도 알고, 개인도 알면 좋다. 이러면 회사와 사수가 희망을 가지게 된다. 당장 주니어가 느리긴 하지만, 그래도 얼마동안 도와주면 어느 정도 나아지겠지 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런데 열심히만 하면 안 된다. 틀린 방향으로 열심히 가면 어떻게 될까? 방향 설정은 제 대로 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틀린 방향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 옳은 방향에서 열심히 하지 않는 것보다 더 별로다. 열심히 하게 만드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는데, 자꾸만 틀린 방향 설정을 하는 사람은 정말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2. 일은 스스로 찾아서 하기

기업 규모가 크고, 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시장이 오래되었을수록, 내려오는 업무 지시에 따라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반대인 스타트업에선 다르다. 자신의 일을 누가 정해주기 전에, 스스로 찾아서 시작해야 한다.

정해진 업무만 하기엔, 회사 인원 대비 일이 너무 많다. 내 일, 네 일 처음엔 너무 따지지 말고 팀과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일들은 해 보는게 좋다. 물론 이후에 속도를 내야 할 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하는 것도 능력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댄 경험 차원에서도 다양한 일을 해 보는것이 실보다 득이 많다. 여러 일을 해 봐야 하는 이유엔, 스스로의 진짜 잠재력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내가 잘 하는 영역에서만 일을 해 나가면, 내 스스로의 value 에 대해서도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일을 경험하고, 다시 돌아오게 되면 관점의 변화로 더욱 내 일을 혁신적으로 하게 될 수도 있다.

사실 의미있는 일을 스스로 찾는게 쉽진 않다. 그러려면, 현재의 상황을 관찰하는 눈과 노력이 필요하고, 이 상황이 괜찮은지, 문제인지 판단하는 것 역시 고난이도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해야 하는 이유는, 언제까지 대표와 팀장의 지시에 따라 내 업무가 정의되어야 한다면, 주니어에게 발전의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야하는 일만 하다가 수 년이 지나는 경우도 많다. 이 주니어는 이후 시니어가 되기 힘들고, 의사 결정의 경험을 쌓기에 무리가 있다.

3. 일이 끝나고 돌아보기

주니어가 가장 크게 실수하는 것 중 하나는, 일을 많이, 열심히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붕어빵을 팔아야 하는데, 이 붕어빵이 별로 맛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1,000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붕어빵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10~30개 정도 만들어서 고객에게 팔아보고, 피드백을 듣기도 하고, 스스로의 조리법을 돌아봐야 한다.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의 고민과 개선 이후, 그 다음 붕어빵을 또 만들어봐야 한다.

수 많은 일을, 동일한 퀄리티로 해 내는 것은, 투자의 관점에서 봐도 너무 현명하지 못하다. 회사와 동료들은 더욱 난감해진다. 일을 정말 열심히, 책임감 있게 하는데, 주야를 가리지 않고 종종 주말에도 나와서 일을 하는데, 왜 평가는 좋지 않을까? 그것은, 주니어가 그 일을 해 내기 위한 가장 유일한 방법이 ‘시간을 많이 쏟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많이 투입해서 해 내는 것은, 크게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아, 물론 ‘책임감’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그 ‘책임감’과 ‘일의 능률’은 생각보다 큰 상관관계가 없을 때가 있다.

내가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일을 하면 임팩트가 10이라고 생각해 보자. 임팩트를 20을 내기 위해, 정말 많은 일을, 많은 시간을 쏟으며 열심히 일할 수도 있겠다.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이제 30의 임팩트를 내기 위해선 어떠해야 하는가? 더 시간을 많이 쓰면 될만한 문제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50은? 100은? 즉, 이렇게 열심히, 많은 시간을 쓰는 방법이 회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주니어일 수록, 더더욱, 내가 한 일에 대해 잘 돌아봐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무엇은 잘 했는지, 개선점을 찾아봐야 한다. 그래서 나만의 일 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하다보면, 동일한 시간, 적은 시간 대비 더 큰 임팩트의 일을 조금씩 느리더라도 해내게 된다. 회사는 이렇게 엄청 열심히 하지 않더라도, 매 번 일이 개선되게 만드는 사람은 인정하고 좋게 평가하게 마련이다.

이런 고민 없이 계속 직진하는 주니어가 제일 무섭다. 확신에 가득찬 채로 끝까지 도착했을 때, 그리고 그 평가가 좋지 않았을 때 주니어 분들의 표정은.. 정말 안타까웠다. 대부분의 이렇게 열심히 하시는 주니어분들은 스스로가 일을 ‘잘’한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봐도 나만큼 열심히,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심히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시선, 방향, 관점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계속 바빠선 안 된다. 흔히 리더가 이런 여유의 시간을 일부러 확보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주니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영어 표현에 “Sharpen your axe”라는 말이 있다. 도끼로 나무를 벤다고 가정해 봤을 때, 열심히 도끼를 사용해서 나무를 베는데만 집중할 게 아니라 도끼날을 한 번 갈아보자는 이야기다. 무딘 날을 이용해 많이 베지 말자는 이야기다.

4. 많이 읽고, 많이 쓰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 역시 진부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잘 하는데 있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부분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람의 생각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실체로 오고 가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여러 요소가 있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게 없지만, 이번 글에선 읽기와 쓰기를 강조하고 싶다. 말하기, 듣기 역시 중요하지만 다음에 다뤄보기로 하자.

업무의 대부분은 읽고 쓰는 행동으로 이뤄진다. 출근하고 나서 우리는 메일 읽기, 업무 요청 확인, 메세지 확인, 자료 열람 및 정리, 리서치 등 업무의 대부분의 시간을 읽는데 사용한다. 따라서 읽는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읽는 능력은 많이 읽으면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속도에 제한이 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읽고 쓰면, ‘읽기’에 또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훈련은 긴 글을 읽고 요약, 정리하는 연습이다. 기자들은 하루 종일 하는 것이 바로 이 일이다. 정리되지 않은 일련의 사건을, 정리하고 정돈해서 요약하고 정리하여 발행한다. 일에서도 이 일이 상당히 중요하다. 없는 정보를 만들어오는 것은 창작의 영역이고, 업무에서 이런 일을 요청받는 경우는 희박하다. 대부분의 경우는 있는 자료를 정리하고, 무엇이 핵심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이 때 핵심을 파악하고, 그 핵심을 잘 전달하는 것만 잘 해도 일 잘한다는 말을 들을 것이다. 그래서 많이 읽어야 하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요즘 깨어있는 분들은 독서를 많이 한다. 그런데 독서만으론 아쉽다. 읽은 내용이 의미가 있으려면, 나만의 생각과 언어로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벙비 바로 ‘쓰기’다. 머리 속에 정돈되지 않은, 마치 아는 것으로 착각하는 형태로는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나에게 실질적인,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힘들다. 심지억 기억도 금방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써야 한다.

쓰기를 통해, 회사에서 나의 생각과 주장, 정보 전달, 설득을 할 수 있다. 쓰기보다 상대적으로 말하기가 쉽다. (말하기가 쉽다는 것은 아니다) 말은, 실수하면 바로 고쳐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쓰기는 전달된 이후, 정정하려면 수고가 든다. 정정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다시 읽어주지 않을 확률도 높다. 하지만, 말에 비해 정돈된 글은 파워가 다르다. 읽는 사람은 저장해 두고 자신이 원하는 시가과 장소에서 읽을 수 있다. 필요하다면 2번 읽을 수도 있다. 말하기에선 어려운 부분이다.

비단 주니어에게만 필요한 훈련이 아니겠지만, 주니어일 수록, 읽기와 쓰기에 많이 집중하면 훨씬 더 구조적으로 일 할 수 있게 된다. 이전 목록에서 일 돌아보기 이야기를 했는데, ‘쓰기’ 그리고 내가 쓴 내용을 읽어보는 것 만으로도 돌아보고 회고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다들 그렇게 일일, 월별, 분기별, 1년 회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 성장하는데 유익이 가장 큰 활동이기 때문이다. Today I Learn (TIL)도 같은 맥락이겠다.

5. 워라벨 따위 집어치우기

꼰대라고 욕먹기 딱 좋은 주제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넣었다. 여기까지 읽는 사람은 적을테니.. 그래도 적어야겠다. 필자는 워라벨을 존중한다. 심지어 스스로도 워라벨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매일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인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대학원 석사학위에 대해서 요즘 말이 많다. (물론 학사 학위 자체에 대한 의문도 생기는 마당에..) 석사 2년 하기보단, 일을 2년 하는게 더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어떤 면에서 크게 동의하면서, 조금은 다른 카테고리를 두고 싸우는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석사 2년의 의미는, 2년동안 배우는 내용에 대해 전무 전문성이 생길거란 기대보다, 실제 2년동안 다른일 모두 제쳐두고, 온전히 전문분야 공부에만 집중하는 그 집중도, 그리고 그 과목 공부, 과제를 해 내기 위한 집중된 물리적인 시간도 의미가 있다. 아무리 일 하면서 공부한다고 해도, 풀타임으로 집중해서 싸우는 분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일하는 시간 역시 마찬가지다. 필자가 처음 스타트업에 서버 개발자로 취직했을 때, 다른 전통적인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3배 빠르게 성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4~6시간 만 자고 나머지 시간 모두를 일에 쏟아부었다. 물론 시간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컨디션 관리르 하기 위해 일부러 쉬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그 기간만큼은 하루 16시간 물리적인 시간을 일에 쏟아부었었다.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시행착오와, 성공, 그리고 실패를 맛보게 되었다. 이전 직장에서 배운 속도보다 확실히 3배 이상 배우게 되었었다.

주니어에게 워라벨 자체가 이슈가 된다면 필자는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워라벨 지키고, 퇴근 후 일상을 즐기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고 개인의 일상을 일부 희생, 포기해가며 그 시간에 나의 성장을 위해 일과 공부에 시간을 쓰는 것 역시 개인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 이후의 결과들은 분명히 다를 수 밖에 없다. 똑같이 입사해서 동기로 일을 시작했는데, 6개월 뒤, 동료가 얻게 되는 역량과 보상, 기여도가 정시 퇴근에 집중했던 나와 똑같거나 비슷하다면 뭔가 공평하지 않지 않은가. 물론, 내 동료보다 내가 그냥 좀 더 똑똑해서, 적은 시간으로도 충분히 비슷한 임팩트를 낼 수도 있겠다. 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더 물리적인 시간과 관심, 열정을 태웠을 때, 정말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시간을 많이 쓴다고 무조건 좋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물리적인 시간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임을 명심해야 한다.


Johnny Ilmo 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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