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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 쓰는 글(text)의 힘

September 25, 2020

TEXT

Intro

한 조직 안에서 리더십은 여러 가지 매개체(medium)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회의에서 발언으로, 커피타임에서 스몰토크로, 1:1에선 프라이빗하게, 채용에서 회사와 조직의 소개로, 온보딩 시에 조직의 미션 및 비전 소개로 등 정말 여러 상황에서 조직의 리더십들은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이 글에선, 리더십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여러 매개체 중, 텍스트로 쓰여지는 글의 힘(power)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회사에서 리더쉽이란 누구를 칭하는가? 대표이사, C 레벨, 매니저, 팀장, 프로덕트 오너등이 있을 수 있겠다. 이 포지션에 있는 사람들은 명확하게 잘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팀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두고 달려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동기부여 해야 하며, 왜 우리가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 역시 수시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WHY와 WHAT에 대한 잔상이 옅어질수록, 팀 전체는 방향을 잃거나 속도를 잃어버리게 된다.

자 그러면, 그 WHY와 WHAT을 설득하는 내용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 주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그 내용이 전달되는 형태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이 내용을 전달하는데 여러 가지 옵션이 있을 것이다. 직접 팀 앞에 나와 라이브로 말을 전하는 형식이 있을 수 있고 (speech), 또는 글, 그림 등으로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자(말하는 자)에게 편한 방법은 아마도 인스턴트 한 말과 글일 것이다. 왜냐하면, 쓰기 쉽고, 글의 구조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바로 전달이 되기 때문이다. 작은 스타트업의 대표나 리더들을 보자. 슬랙 등으로 작고 큰 업무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태스크를 부여받은 팀원은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설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태스크 처리엔 한계가 있다. 일을 전달하는 사람의 생각과 해당 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정보 불균형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 100%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집중하는 것은 WHAT 의 전달 정도를 100% 가 되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이 것이 쉽지 않음을 안다. 처음부터 일을 전달하는 사람 역시 절대적인 크기로 이 일의 WHAT을 100% 준비해서 전달하는 경우도 드물다.

WHY의 중요성

따라서 일 전달에 있어 WHY 가 상당히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애초에 업무 위임 시, 모든 내용 전체를 전달하는 것이란 불가능하며, 또한, 업무 요청자가 파악하거나 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부분들을 업무 담당자가 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애초에 업무 요청자가 생각하기에 업무 담당자의 최대 역량이 요청자를 뛰어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뒤에 언급한 부분은 해당이 안 될 수도 있다. 이 WHY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업무 담당자의 업무 결과물이 절대로 업무 요청자를 만족시키지 못하거나, 아니면 업무 요청자가 의도한 바와 다른 방향으로 일이 전개될 수 밖에 없다. 누가 봐도 아주 단순한 일처리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ㅇㅇ씨 이거 프린트 해서 갖다 주세요”라는 요청이 있다고 보자. 여기에 크게 오해가 되어지거나 할 만한 이슈는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소한 업무 요청에서도 지속적이고 소모적인 태스크로 남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왜 이것을 프린트 해야 하는지를 알면, 즉 WHY를 알면, 업무 담당자 이 프린트 태스크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도 있다. 또한, 요청자가 요청할 때보다 더 적절한 타이밍에 수행될 수도 있으며, 혹은 현재 업무를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미리 준비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이게 정말 프린트를 통해서 해결해야만 하는 이슈인지 본질적인 문제를 검토하여, 결국 프린트라는 액션이 아닌 다른 형태로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 이렇게 단순한 프린트 요청 업무에서도 WHY 가 중요한데, 팀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복잡한 업무 태스크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대게는 업무 요청자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부족에 문제가 있다. 혹은 공감대 부족이 있을 수도 있다. ‘나는 다 알고 요청한거니 당신은 이걸 그냥 수행하면 된다’라는 의식이 지배하고 있을 수도 있다. 혹은 ‘내가 알고 있는 많은 내용들을 설명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WHY를 설명하지 않는 것이 시간적으로 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예측은 사안을 너무 멀리 보지 못하는 것이다. 전달한 태스크의 오해와, 업무 이행자의 정보 불균형으로 일어나는 잘못된 방향, 그로 인해 생겨나는 불필요한 뒷처리 일을 생각해 보자. 초기에 추가로 시간을 써서 WHY에 대한 간략한 소개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또는 업무 요청자만 놓고 봐도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업무 요청자만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업무 담당자 역시, 요청자의 incomplete 한 요청에 대해 그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오해되어지고,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하고, 이후에 고치고 하는 과정이 업무 요청자에게만 손해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업무 요청자가 설령 아쉬운 업무 요청을 하더라도, 바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WHY를 묻고 따져야 한다. 업무 담당자는 자신의 시간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개인을 위함뿐 아니라 팀 전체, 회사를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리더쉽의 글쓰기

자 왜 리더쉽의 글쓰기 이야기를 하다가 삼천포로 빠졌느냐. 모든 자잘한 태스크에 항상 WHY를 붙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프린트 요청이 있었는데, WHY를 적극적으로 따지다보면, 우리 회사가 왜 프린트를 해야 하는지까지 설명해야 한다면, 업무 요청이 불가능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전제가 필요하다. 이 대전제는, 회사 홈페이지에 흔히 올려놓는 미션, 비전 등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입사하고 온보딩 때 안내가 될 수도 있고, 어딘가 위키에 있지만 썩고 있으면서 아무도 상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대전제, 회사가 왜 이 미션,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하는지에 대해선, 조직 구성원들을 향한 지속적인 리마인드가 필요하다.

온보딩 때 이미 미션, 비전 문서 안내하고 회사 홈페이지에도 적혀 있는데요?

라고 반문할 수 있다.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론 아무런 소용이 없다. 물은 고여있으면 썩는다. 지속적으로 흐르고 전달되어야 이 대전제는 진짜 힘을 발휘한다. 대게는 이런 범위는 회사의 미션, 작게는 분기의 목표, 이 달의 목표 등이 될 수 있다. 각 단계의 메시지는 각 역할에 맞게 지속적으로 전파가 되어야 한다. 프론트의 마틸다 콜린스 대표는 극단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종교적(religious)으로까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콜린스 대표는 전 임직원에게 매일 아침 이메일을 보낸다고 한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기 위해 모였으며, 무슨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어디까지 와 있는지 지속적으로 리마인드하고, 동기부여하고, 그 일을 해 내기 위한 discipline을 강조한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alignment의 연속인 셈이다.

이런 내용을 말로 하면 좋겠지만, 말은 휘발성이 크다. 그리고 말은 녹화를 하지 않는 이상,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동시간 대 스케쥴을 비워 놓아야 한다. 반면, 글(text)은 재사용성이 및 전파력이 높다. 오전에 읽고, 오후에도 또 읽을 수 있다. 읽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기에도 좋다. 준비되고 정제된 글은 말보다 오해의 여지가 적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글쓰기 기술이 필요하다. 인스턴트로 말이 전달되기 보다, 인스턴트로 메신저를 통해 잘게 쪼개진 채로 전해지는 것 보다, 정리된 구조화된 글이 전달되는 것이 좋다. 잘 정리된 글은 회식을 통해 2-3시간 동안 술을 기울이며, 많은 오해를 푸는 시간과도 같은 효과를 낸다. 그래서 리더쉽은 지속적으로 글쓰기를 통해 팀이, 회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WHY를 전달해야 한다.

결론

리더십은 지속적으로 글로 우리의 생각을 구성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쓰인 글은 가능하면 팀과 회사에 공개하고 전달하자. 의식적으로 글을 전달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압박을 가져보자. 이런 글의 공유로 인해, 작고 큰 태스크 업무 단위 안에서의 오해가 줄고, 더욱 효율적으로, 더욱 한계를 넘어 일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회사가, 팀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면, 미리 동료들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리더쉽은 다시 방향을 고치고 개선할 수 있다. 또한 글을 쓰며, 리더십 스스로의 생각과 계획이 얼마나 추상적인지, 얼마나 설득력이 없는지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다. 각 세부적인 단위의 내용 공유보단, 코어 내용의 공유 밑 투명성을 높여보자. 세부적인 단위의 일들은 오히려 각 개인 팀원 동료들의 자율에 맡겨보자. 리더쉽보다 훨씬 더 뛰어난 각 동료, 팀원들의 능력이 발휘될 것이다.

Outro

아, 그런데 글에서 내용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리스토 텔레스의 수사학에 따르면, 설득엔 3가지 요소가 있다고 한다.

  1. 로고스: log 란 통나무를 의미하는데, 종이가 발명되기 전엔 이 통나무에 글을 새겨 넣었다고 한다. 여기서 logos라는 말이 나왔다. 로고스는 글의 논리를 뜻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글의 범위는 이 부분이 되겠다.
  2. 파토스: 글의 논리 뿐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이의 환경, 심리 상태는 어떠한지가 바로 파토스(pathos)다. 독자, 청자를 이해하는 공감대 능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3. 에토스: 에토스(ethos)란, 설득하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한 내용이다. 글의 논리가 아무리 좋아도 실제 그 사람이 해당 글을 행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떠할까? 대한민국의 수 많은 부장님, 팀장님들이 잔소리가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파토스와 로고스조차 없는 잔소리도 있겠지만.

리더십의 글쓰기엔 위 언급한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함께 구성 될 때, 읽는 이, 구성원들의 심금을 울리게 되지 않을까. 필자 역시 반성하며, 스스로 무엇을 발전시키고 개선해야 할지 돌이켜본다.


경제적 사회적 배경에 상관 없이, 누구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장에 필요한 교육, 혁신적인 부트캠프 코드스테이츠 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Johnny Ilmo 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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